관세액은 과세가격에 관세율을 적용한 값으로 결정되며, 이때 과세가격을 어떻게 결정하는지를 규정하는 학문이 바로 관세평가입니다. 즉, 세액 산정의 기준이 되는 가격을 정하는 과목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가격이라 함은 계약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고, 그 가격을 과세가격으로 삼으면 간단할 것 같은데, 이와 관련하여 별도의 학문 혹은 과목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말입니다.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글로벌화에 따라 무역환경과 관행이 다각화 되어있고 이제는 굴지의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기업까지 각 국에 지사를 두고 무역업무를 수행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시시각각 변하는 무역 환경에 따라 물품의 가격이 변화하기도 하며, 특정 의무를 이행하는 조건에 따라 물품의 가격이 달라지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심지어 물품에 대한 대금을 다른 물품으로 대신 지급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샘플 상품의 경우에는 가격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간단하게 몇 개의 예시만을 제시했지만 실무적으로는 셀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므로 양 당사자 간 합의한 가격만 존중한다면 과세가격의 왜곡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상황 속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적용하여 과세가격을 결정하는 방법이 바로 관세평가입니다.

관세사 시험에서 관세평가는 앞서 언급한 특성에 맞게 사례를 바탕으로 가장 실무적으로 문제가 출제됩니다. 전통적인 관세평가 문제는 각 주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주어진 사례에서의 평가처리에 대해 서술하도록 출제됩니다. 실제 시험에서 어떤 사례를 마주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단순히 암기로 승부하고자 할 경우에는 반드시 한계점에 봉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관세평가는 반드시 이해를 수반하여야 하는 과목입니다.

그런 면에서, 본 책은 최대한 관세사 시험의 수험 목적에 맞게 제작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최근 출제 경향을 고려하여 주제별 법령을 정리하였고, 장황하지 않은 콤팩트한 설명으로도 수험생들을 이해시키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집중하였습니다. 또한, WTO 관세평가협정과 판례 등(질의회신, 유권해석, 법원판결문 등)를 수록하여 심도있는 이해를 돕고자 하였습니다.

본 책을 통해 관세평가에 입문하는 수험생들이 관세평가에 흥미를 느끼고 더 나아가 그것이 빠른 합격으로 이끌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2024년 5월 7일
관세사 허준 올림